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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세계유산 도전하는 한양의 수도성곽 돌아보니

기사입력 2023.10.18 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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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화터널에서 독립문을 지나 광화문으로 가는 고가도로를 지날 때면 산 위에 내 눈을 사로잡는 건축물이 있었다. 산과 도심 사이 들쑥날쑥 보이는 일련의 톱니바퀴 모양(?)의 정체는 서울 한양도성이다. 한양도성은 동대문과 낙산공원에서 본 적이 있었는데, 이렇게 동에서부터 서까지 서울 중심지를 아우르는 한양도성은 조선왕조 도읍지인 한성부의 도심 경계를 표시하고 그 권위를 드러내며 외부의 침입으로부터 도심을 방어하기 위해 축조된 성이다. 

    한양도성 순성길 구간 지도(출처: 서울특별시 한양도성 https://seoulcitywall.seoul.go.kr/wallcourse.do)
    한양도성 순성길 구간 지도.(출처=서울특별시 한양도성 https://seoulcitywall.seoul.go.kr/wallcourse.do)

    도성에는 으레 문이 따라온다. 외부의 침입을 막기 위해서는 성곽을 쌓아야 하는데 성곽의 내부와 외부를 드나들려면 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 역할을 했던 한양도성의 문들이 4대문(숙정문, 흥인지문, 숭례문, 돈의문)과 4소문(창의문, 혜화문, 광희문, 소의문)이다. 이 중 돈의문과 소의문을 제외한 6개의 문이 여전히 서울 도심을 지키고 있다.

    한양도성을 대표하는 흥인지문(동대문)
    한양도성을 대표하는 흥인지문(동대문).

    평균 높이 약 5~8m, 전체 길이 약 18.6km에 이르는 한양도성은 현존하는 전 세계 도성 중 가장 오랫동안(1396~1910, 514년) 도성 기능을 수행했다고 한다. 조선시대부터 현재까지 한국의 중심지로서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 서울의 정체성을 보여주고 세계사적으로도 의미 있어 서울시는 한양도성과 북한산성, 탕춘대성을 하나로 묶어 그 유산이 위치하고 있는 경기도, 고양시와 세계유산 등재를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낙산, 흥인지문 구간의 한양도성
    낙산, 흥인지문 구간의 한양도성.

    북한산성은 북한산 국립공원에 있는 산성으로 경기도 고양시와 서울 일대에 걸쳐 있다. 북한산성은 백제시대에 세워진 곳으로 조선시대에 토성을 석성으로 고쳐지었다. 대서문, 동서문, 북문 등 13개의 성문으로 지어진 대규모 산성이다. 그와 함께 유네스코 등재를 노리는 탕춘대성은 한양도성과 북한산성을 보완하고 그 둘을 연결하기 위해 쌓은 것이다. 이로써 3가지 각기 다른 문화유산이 조선시대 수도방위라는 하나의 역사적 가치 아래 모이게 됐다.

    한양도성 4소문 중 동문인 혜화문. 동소문으로도 불렸다
    한양도성 4소문 중 동문인 혜화문. 동소문으로도 불렸다.

    탕춘대성의 출입문인 홍지문은 상명대학교 바로 근처에 있다. 여기서부터 탕춘대성 성벽이 시작된다. 홍지문 주변은 공사가 한창인 것처럼 보였다. 훼손된 성벽과 길을 보수하고 수계를 복원하는 ‘홍제천 역사·문화공간 조성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했다. 홍지문 옆에는 홍제천 물길을 흐르게 하기 위해 성벽을 연결해 만든 오간수문이 있다. 1921년 홍수로 인해 황폐해졌지만 1977년 탕춘대성과 함께 복원했다. 

    홍지문과 오간수문
    홍지문과 오간수문.

    북한산성의 정문인 대서문도 발굴조사와 정비 복원이 진행되고 있었다. 고양시는 문화재청과 함께 북한산성 종합정비계획을 수립한 이후 보수, 유적 발굴, 조사 등을 추진해오고 있는데 그 일환으로 진행되는 발굴조사인 듯했다. 1712년 숙종이 북한산성에 행차했을 때 이 대서문을 통해 성내로 들어갔던, 역사적인 성문이다. 문루는 일제 말기에 파손된 채 방치되어 오다 1958년 복원하였다. 건물은 유실되고 터만 남은 북한산성 행궁지와 같은 곳은 디지털 기술로 원형을 복원한다고 한다.

    북한산성 성문 중 하나인 대서문
    북한산성 성문 중 하나인 대서문.

    북한산은 수도권 유일의 국립공원인 만큼 평일에도 많은 등산객들이 있었다. 한양도성의 백악 구간, 낙산 구간, 흥인지문 구간, 인왕산 구간 역시 서울 시민의 사랑받는 걷기 코스이다. 어쩌면 그곳에 수백 년 된 성곽이 수도를 방위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지 못할지도 모르겠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다면 늘 걷던 그 길이 역사와 문화, 휴식과 건강이 어우러진 새로운 일상이 되지 않을까 싶다.

    북한산성지구 안내도
    북한산성지구 안내도.

    그러면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향한 여정은 지금 어디쯤 왔을까. 문화재청은 지난 4월 한양도성과 북한산성, 탕춘대성이 모인 ‘한양의 수도성곽’과 ‘반구천 일원의 암각화’를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신청 후보’로 선정했다 

    북한산성 대남문 주변(출처: 문화재청 https://www.heritage.go.kr/heri/cul/culSelectDetail.do?ccbaKdcd=13&ccbaAsno=01620000&ccbaCtcd=31&pageNo=1_1_1_0)
    북한산성 대남문 주변.(출처=문화재청)

    각각의 문화유산에 ‘조선시대 도성 방어체계’라는 통합된 가치를 부여하여 3곳의 지방자치단체가 공동 등재를 추진하는 새로운 형식의 협력은 과연 앞으로 어떤 결과를 맞이할까. 그리고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남길까.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정수민 amantedeparis@gmail.com


    [자료제공 :(www.korea.kr)]
    출처 : 정책기자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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